​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사람들_0004_안병도 1.jpg

"선부2동 주민들과 다문화, 동포들까지

서로 화합하고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안병도

선부2동, 선부2동 주민자치위원회

Q. 안산과 선부2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었나요?

지방에 살다가 안산에 1995년 3월에 오면서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안산과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2013년도까지는 안산에서 거주하며 사업을 하다가 가족들의 직장 문제 때문에 집은 시흥으로 옮기고 사업장은 그대로 선부2동에 있습니다. 제가 처음 안산에 왔을 때는 사리포구가 있었고, 고잔동 신도시가 없었어요. 선부2동도 종합시장정도만 있었고 공간이 많이 비어있던 시기였습니다. 공업단지여도 시골스럽고, 정겨운 느낌이 있었어요. 원곡동에도 외국인들이 들어 오기 전이었어요. 98년도 이후로 원곡동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들어오며 많은 변화가 있었죠.

     원곡동은 현재 원주민보다 외국이 더 많이 살고 있어요. 지금 선부2동 인구의 30%가 고려인 동포, 다문화 가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선부2동은 2005년 이 후로 외국인들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원곡동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여 터를 잡아놓은 상태여서 고려인들이 선부2동의 땟골로 이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안산에 왔을 때와 지금은 정말 많이 변한 모습입니다.

 


Q.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2016년도에 주민자치위원을 시작했습니다.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9년도에 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위원장으로 활동을 하니 위원일 때와는 다른 관점이 생겼어요. 제가 위원장이 되어서 위원님들께 말씀드리길, 제가 위원장을 하리라고 생각을 했으면 위원으로 활동할 때, ‘더 열심히 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든다며 열심히 활동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저도 사실 책임감 없이 회의 나오라 하면 나가고, 봉사하라고 하면 나가서 봉사했어요. 지금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우리 마을 주민자치위원회가 잘못한다는 말을 듣거나 뒤처지는 동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행부의 의지가 강해야지만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을계획사업은 주민자치위원회 12기수의 가장 중요사업으로 생각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도 공모사업을 통해 시작하게 되었고요, 25개 동 중에 11개 동이 완료했고, 올해 6개 동이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우리 선부2동이지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시작을 해야겠고,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동안에 이것만은 핵심 사업으로 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이 되어, 유관 기관, 마을에 있는 8개의 초중고 학부모 대표, 고려인 지원센터‘너머’ 센터장이 모여 60여 명의 주민이 5개 조로 나누어 첫 번째로 마을 조사를 시작했어요. 우리 동네의 어디에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지 그런 것들을 조사했지요.

     골목의 반사경 설치 같은 작은 의견, 학교 앞의 횡단 보도, 주차 문제 등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많은 의견이 나왔죠. 그에 대해 기획단 회의를 거치고, 여러 번의 토의를 한 후 설문지를 만들었습니다. 1000부 정도의 설문지를 만들어 선부2동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서 개선 되어야 할 사안이 무엇인가를 조사하여 5개 정도를 선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5가지 숙원 사업을 주민참여예산에서 우선적으로 반영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동행정복지센터와도 많은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를 11월 6일까지 마무리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부2동 새터 공원이 동사무소 뒤편으로 체육관까지 길게 위치하고 있어요. 산책로가 참 좋은데 화장실이 한쪽 끝에만 있어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화장실이 너무 멀고, 음수대가 없다는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주민참여예산으로 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잘 설치되어 호평을 받았죠. 어제도 마을계획 사업과 관련하여 선부2동의 의원님 중 두 분과 현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청하는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 자리에서, 새터 공원과 배수지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협조를 부탁드렸습니다. 새터 공원이 동과 시· 도의원님들의 수고로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야간에는 조명이 어두워 여성분들이 운동하기엔 미흡한 부분이 있어 조명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지요. 식물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조명을 LED로 만들어서 밝고 멋있게 만들면 야간에도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배수지로 체육 시설이 잘되어있지만 꼭대기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져요. 동포분들이 지내는 땟골에서 새터 공원은 이용하기가 거리상의 문제로 불편하니 배수지를 공원화해서 땟골 주민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배수지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과 관심이 많아요. 등산로를 만들고 쉼터를 만들어서 땟골에서의 접근성을 늘려 어르신, 아이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주민들의 의견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어요.

     선부2동에는 고려인이 모인 ‘너머’라는 단체가 있어요. 그만큼 고려인들이 많이 있어요. 그분들은 다문화 가족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동포라고 합니다. 저희 마을에는 주민과 다문화 가족, 고려인 동포들이 같이 살아가야 하는 곳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마을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받아 고려인 아이들에게 4개월 동안 전문 강사님을 모시고 우리 국악을 알리고, 마을 축제에서 아이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기회가 있었어요. 참 기억에 많이 남는 행사예요. 너머의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우리 지역사회에 고려인 동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지 꾸준하게 고민하며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저는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그전 까지 마을 활동 경험도 없었지요. 그러다 그 당시 소상 공인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던 주민자치위원장님께서 같이 선부2동을 위해 봉사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권유받았을 때는 주민자치위원회를 잘 몰라서 인터넷도 찾아보고, 위원분들께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물어보기도 했어요. 같이 활동을 하면 주민들과 화합하고 동네를 아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봉사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민자치위원 회의 첫 활동은 가로수 아래에 꽃을 심는 정원사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로수 밑에 꽃을 심는 것이 관리와 유지보수가 될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가로수 밑에 화단을 만들다 보니 무단투기 쓰레기도 줄어들고 주변 상가 분들께 관리를 부탁드렸더니 관리도 잘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무언가를 하면 반응도 있고, 마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느끼는 첫 번째 활동으로 의미가 있고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접하던 그 당시에 위원장이 이끌어주지 않았더라면 여태껏 마을에 관심이 없고, 활동도 안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마을 활동가들이 주변 분들에게 마을 활동을 홍보하고 “같이하자. 이젠 같이 힘을 합쳐 주도적으로 멋진 마을을 만들어보자.”라는 이야기를 하며 권하면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특히 올해 마을계획 사업을 하면서 시작 과정부터 5개 조로 나누어서 곳곳을 조사하고 마을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민분들이 저희를 보며 무엇을 하고, 왜 저렇게 돌아다니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주민들을 만나면서 활동을 설명하고, “이제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서 마을이 변화하는 시대가 왔으니 불편한 점이나 개선사항들을 이야기해 주세요.”라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십니다. 그런 곳에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선부2동은 동포들과 다문화가 많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결혼을 해도 각자 살아온 가정의 습관이 다르기에 초기에 많이 싸우게 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렇듯이 그분들이 살던 곳의 습관이나 풍속이 우리와는 많이 달라요. 횡단보도나 질서 의식, 종량제봉투, 분리수거 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 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분들과 우리의 문화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교육이나 캠페인 등을 통해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동포들과의 관계 설정이나 그 분들의 의견도 반영하여 같이 가겠다는 마음으로 화합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계획 사업 설문지를 만들 때도 동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러시아어로 번역하여 300부를 준비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국악을 하고 있어서 동포들과 아리랑을 노래했듯이, 정서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고려인 분들과 합동 공연을 해보자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이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어린아이들도 바르게 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조금씩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대화가 있어야 문제해결이 되니까 계속 대화를 시도하니 그분들도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럴 때 마을 활동에 대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많이들 느끼는 것일 테지만, 사람마다 다르기에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적인 이익이 있으니 저렇게 다니지, 이익 없이 다니진 않을 것이라는 눈으로 바라볼 때 조금 속상합니다. 그렇지만 그분들에게도 인내하고 꾸준하게 설명합니다. 동네가 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이고,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 누구나 동네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고, 지켜보시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며 꾸준히 설명하고 있어요. 이번에 마을 기획 조사를 통해서 주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코로나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위원장이 되고 나서 가장 핵심 사업으로 마을계획을 진행하고 있고 마무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그래서 법을 어기지 않는 내에서 소모임을 가지고, 마을 기관과 협조하고, 동행정복지센터와 협조하며, 최소한 위험부담을 줄이며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5조 안에서도 소모임을 만들어 3~4명씩 작게 모이고, 각 분과별로도 나누어 그들끼리 만나게 했어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법은 지켜야 하니까 더디게 진행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진행이 답답할 수 는 있지만 그만큼 바쁘게 움직였어요. 한 달에 한 번 모이면 될 것을 적은 인원으로 2~3번 더 만남을 가져야 하고, SNS도 많이 해야 하고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며 마무리 단계까지 올 수 있었어요. 힘들었지만 확신이 있었습니다. 동행정복지센터에서 가지고 있는 선부2동의 데이터베이스를 요청해서 받아봤는데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어요. 그래서 마을 조사를 통해서 선부2동의 기초자료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 마을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이야기하니 동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잖아요. 동장님에게 “갑자기 선부2동에 100억의 예산이 주어진다면 무엇 을 하겠습니까?”라고 물어봤어요.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있지만 구체적인 답은 쉽지 않았지요. 그래서 우리는 100억을 주든 1000억을 주든 바로 쓸 수 있게끔, 그것이 주민들이 원하고, 주민들을 위한 방안으로 준비를 하겠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민자치회로 가는 방향이잖아요. 지금까지는 관 주도로 예산 집행이 되었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우선으로 원하는 곳에 예산이 쓰여야 된다는 생각인 거죠.

     사실 저희 세대는 행정주도로 살아왔고, 저희가 원해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지요. 그래도 새터 공원 같은 사업을 통해 마을에 변화를 직접 보여주니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주민들도 협조하는 분위기입니다.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Q. 마을 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첫째로는 시간 투자가 많이 된 것 같아요. 저도 본업이 있고, 단원 국악예술단 단장도 하고 있어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못 해서 마을 활동을 더 열정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시간 투자가 많이 되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어요. 내가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움직이면 선부2동이 변화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 것이 좋습니다.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거리가 변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꽃 심는 사업도 그렇고 화분 관리하는 사업들이 선부2동에 깨끗해진 거리를 만든 것 같아요. 코로나로 계속 회의를 못 하고 있다가 모임을 하자마자 첫 안건으로 새터 공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새터 공원을 월 2회 돌면서 청소도 하고 문제점도 찾는 활동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위원님들도 더 관심을 가지고 여러 의견을 주십니다.

     새로운 일을 만드는 것보다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부2동은 저를 포함하여 22명의 자치위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는 위원장이 혼자 다 하려 하면 안 되고 분과에 힘이 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 자치, 사회분과의 분과장님들께 책임감을 가지게 합니다. 분과별로 돌아 가면서 책임을 맡아하시고 간사와 위원장은 계속 참여를 합니다. 분과별로 돌아가면서 하니까 분과장이 위원들을 독려 하게 되고 참여율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제가 선부2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있는 동안은 우리 마을의 특성상 주민들과 다문화, 동포들까지 같이 서로 화합하고 같이 살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같이 상생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계획도 있습니다. 저는 13년도부터 늦은 나이에 국악을 시작했어요. 꾸준하게 활동을 하다가 17년도에 단원국악예술단을 만들어서 2019년도에 경기도 전문예술법인단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고민하는 것은 국악이 우리의 음악임에도 공연을 할 때 우리 것임에도 시민들과 호응 받지 못하고 어우러지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것 인데 왜 이럴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가요는 그렇게 성황을 하는데 우리 음악은 왜 이렇게 소홀한지, 우리 음악에 대해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빅핑클스’라는 어린아이들이 힙합을 하는 고려인 공연단체가 있어요. 그래서 그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기획해보자는 생각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서로 가까워지면 마을사업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이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문화예술이 가지는 큰 힘이 접목되어 마을이 변화되고 화합되는데 힘을 보태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30. 안병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