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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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숙

월피동, 월피동 마을계획 기획단

“내 아이가 살고, 내 아이의 아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더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Q. 안산과 월피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었나요?

신랑이 결혼 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택 생활을 했어요. 출퇴근하는 친구들이 부럽고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그래서 91년도에 결혼을 하면서 안양으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안산 월피동 30번 종점에 신혼집을 차리게 되었어요. 그전에는 안산에 한 번도 와본 적도 없었고, 이사 와서도 일 년 동안은 시장을 가본 적이 없어요. 오로지 집 근처에서 지내고, 안양 나갈 때 버스를 탈 수 있는 다농마트 근처까지만 다닌 게 전부였어요. 맨 처음에는 출퇴근이 하고 싶어서 안산으로 이사를 왔으니, 2~3년 살다가 안양으로 다시 가자는 생각으로 스쳐 가는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 년 동안 안산을 안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항상 ‘우리는 떠날 거니까.’, ‘안산에 계속 살 일은 없어.’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거예요. 우리 딸 3살 때 지금 사는 아파트를 분양을 받았어요. 분양받을 때 25년 상환으로 계약을 했어요. 25년 상환이면 내 나이가 50대 가 될 때인데 내가 그때까지 여기에 살까 하면서 받았는데 상환이 다 끝났어요. ‘안 산다, 안 산다해도 사는 데가 안산’이라고, 진짜 저 같은 경우는 ‘1~2년만 살거야.’하고 살았던 게 어언 30년이 된 거죠. 지금은 또 제가 마을 활동을 하다 보니까 애정이 더 많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도 더 살고 싶고, 죽을 때까지 살고 싶은 도시가 안산이 되었어요.

 


Q.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저는 2018년 마을계획 기획단 활동으로 마을 활동을 처음 시작해서, 2019년 주민협의회 그리고 2020년 지속가능한 마을살이 사업까지 연속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2018년도에 마을계획 기획단이라는 단체가 2019 년도 5월에 주민협의회로 전환이 되었어요. 월피동은 시랑, 광덕, 삼일 3개 지구로 나누어지는데, 마을계획 기획단으로 활동하면서 저는 삼일지역 분과장을 맡았어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보니까 먼저 마을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나에게 개인적인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동을 위해서, 안산을 위해서 참여를 하고 계시는 것이 제 눈에 좋게 보였어요. 그래서 많이 도와주진 못해도 옆에서 해 줄 수 있는 일, 내 역량이 되는 일은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활동하 게 되었어요. 부루지 어린이공원 인근 지역에 소규모 재생사업으로 환경개선사업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프레임 제작도 하고, 주민 역량강화 교육도 무척 많이 했어요. 그게 기억에 많이 남고, 큰 사업을 같이한 거 같고, 월피동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영광이에요. 나이 더 많이 먹고 나서 되돌아 기억할 때, 처음 마을사업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도 했지만, 그시간을 함께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보람을 느꼈다고 기억될 것 같아요.

     또, 주민협의회가 발족하면서 마을 정원 사업으로 이음 정원을 만들고 있어요. 월피동 상록신협 뒤에 있는 어린이공원 안에 마을 정원을 만드는 사업이에요. 코로나로 인해서 더디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마을 정원관리사 교육도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2020년도에 지속가능한 마을살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작년에 쓰레기 분리수거 프레임을 제작해서 설치했었는데, 주민들의 요구가 많고 더 많이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받아서, 올해도 그 사업을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설치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관리도 함께해야 하는데 우리가 설치된 50여 개의 분리 배출 프레임을 모두 직접 관리하기는 불가능해요. 그래서 각 건물마다 전담 관리자를 지정해서 주민들이 직접 관리를 할 수 있게 협약을 맺어 관리하게 하고 있어요.

     올해 활동하면서 작년에 설치했던 프레임에 대한 의견을 제안을 받아 수정·보완하는 작업도 함께 했어요. 월피동 주민들이 왜 부루지길만 쓰레기 분리수거 프레임을 설치하냐고 문의하며 다른 곳에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깨끗하고 안전한 월피동 골목길’ 사업을 할 때, 월피동 주민들에게 마을 조사와 주민투표를 통해 어느 지역이 제일 지저분하고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지 의견을 수렴해서 그 지역이 정해진 거예요. 그래서 주민들이 설령 불만이 있더라도, 주민의 의견이 제일 많은 곳으로 선정했기때문에 이해해 주시죠.

Q. 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8년 1월에 통장 추천을 받아 활동하게 되면서, 마을 활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마을 활동은 마을에서 실천단을 모집 할 때, 새마을 부녀회장이던 친구가 시간 되면 참석하자고 하여 내딛게 되어 첫 번째 마을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살면서 인복이 참 많아요. 이렇게 친구 덕분에 마을 활동을 하게 되었잖아요. 활동하면서도 주위분 들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고요. 제가 마을 활동을 계속 하는 이유는 안산은 내 아이의 고향이잖아요. 저는 딸 아이를 멀리 시집보낼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내 아이의 아이도 고향이 안산이 될 수 있잖아요. 조금씩 내가 시간을 투자해서 마을을 바꾸어 가다 보면, 결론은 전체적으로 다 좋아질 수 있잖아요. 내 아이가 살고, 내 아이들의 아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말로만 살기 좋은 동네보다는 몸소 체험하면서 느끼며 살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안산에서 안 산다 하면서 살았던 안산이, 이왕이면 더 좋은 도시가 되어 살고 싶은 안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지속하는 것 같아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첫발을 내디뎌서 함께 한 일이 부루지길 소규모재생사업이었어요. 변화가 크고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일대가 깨끗해졌어요.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부루지길 환경개선 사업을 하는데, 이번에 추가 예산을 배정받아 도로 아스콘 공사를 해주기로 행정과 협의되었어요. 지금보다도 훨씬 깨끗하고 정리된 골목길 도로에 여러 가지 골목길 개선사업이 실행되고, 쓰레기 분리배출 프레임을 두고 관리한다면 왠지 특혜 받은 마을처럼 부러움이 생겨 보람돼요. 마을 전체가 내 집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갔던 길이 지금은 눈에 들어오죠. 어떻게 하면 이곳이 더 좋은 환경으로 변 할 수 있을까 하며 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마을 활동을 하기 전에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 앞만 봤다면, 지금은 넓게 보려고 해요. 이제는 안 보려고 해도 자연적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마을 활동의 좋은 점은, 전에 몰랐던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식구들이 싫어 하거나 반대를 하면 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참석을 못 하는데, 식구들이 많이 이해해 주어서 마을 활동을 하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는 거 같아요. 딸이 ‘청년공 간 상상대로’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우연히 접하고 나더니, 어언 30년을 살도록 그런 교육을 처음 받아봤다 며 무척 좋아했어요. 이렇게 좋은 걸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는데, 마을 활동을 하는 우리 엄마는 다 누리고 사 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래서 지금은 딸도 상상대로에서 행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라고 요. 엄마가 집에만 있지 않고 밖에서 이것저것 마을 일을 하는 엄마라서 보기 좋고 엄마가 잘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합니다.

     우리 딸은 예전부터 마을 활동을 하는 저를 보면서 엄마가 행복하게 산다면 좋고, 그걸로 만족한다고 얘기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더라고요. 전에 “마을 활동 은 나이 먹은 사람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청년들이 하는 마을 활동도 많이 있으니까 관심 가져 봤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도 별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상상대로에서 교육을 받고는 생각하는 게 달라지니까, 나로 인해서 우리 딸도 의식이 바뀌는 거 같고 젊은 나이이고 청년이지만 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된 거 같아서 그게 제일 좋아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뀐 거 같아요. 돈을 좀 못 벌고 자식들한테 유산을 많이 남겨주지 못하더라도 본인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면 부모로서 할 일은 다 하는 것 같아요.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잡는 방법을 알려 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일은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모임이 있어요. 교육하면서 봉사하는 모임인데 거기 매 번 수업 갈 때마다 마을에 일이 겹쳐서 빠지게 되는 거예요. 1년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결석이 많아 서 한 번만 더 빠지면 수료증을 못 받는다고 매번 수 업 때마다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병행해야 하는 일들로 인해, 마을 활동에 조금 소홀하게 되었던 게 제게는 힘든 사항이었어요. 시간이 엇갈리면 괜찮은데 겹치니까 그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어느 한 곳에 가 있어도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소규모재생사업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민원이 많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는 우리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다 같은 동네 주민으로 월피동이 조금 더 살기 좋은 동네 가 되게끔 개인 시간을 내서 앞장서서 일하는 거 잖아요. 그런데 공사를 할 때, 현재의 불편함에 주민들의 불만이 많이 있었어요. 다들 어려운 건 잘 알지만, 주민 민원이 많으니까 힘이 빠지더라고요. 그래도 완성해놓고 나니까 “내가 조금 참았어야 되는데 미안하다.”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어쨌든 완성된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일이 싹 잊혀지더라구요.

     바라는 것이 하나 있어요. 마을에 일이 있을 때, 늘 나오시는 분들만 나오고 새로운 주민들을 만나는 게 쉽지가 않아요. 내년에는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월피동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주위에 아무것도 안 한 다면서 시간 많다는 분들도 같이해보자고 하면, 첫발 내딛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잘 안 오세요.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많이 권유해서 월피동이 좋아지게끔 함께하는 움직이는 주민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Q. 마을 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전에는 마을에 대해서 몰라서 그냥 ‘내가 사는 동네가 월피동이구나.’라는 정도로 다른 의미는 없었어요. 동 네 이름에 ‘피’자가 들어갔다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그래서 저 또한 주소를 밝힐 때 불편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월피동은 그대로 월피동이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월피동 글자만 봐도 내가 행복해요. 월피동을 봤을 때 사랑스럽게 보이고 내가 더 자랑스러워요. 안산에서도 어느 동이 잘 산다 해도, 저는 그런 동네 안 부러워요. 혼자만의 자부심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월피동이 최고예요. 안산다 하면서도 제가 안산에 30년을 살았어요. 저는 고향이 경기도 안성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데, 안성에서는 14년밖에 안 살았어요. 내 고향보다도 2배 이상 살아온 곳은 안산이에요. 안산이 저에게는 남들이 말하는 제2의 고향이 됐어요. 살다 보니까 마을 일하다 보니까 정이 들고 안산이 소중해졌어요.

     우리 아이들이 어디 가서든 고향이 경기도 안산이라고 했을 때, 안산은 마을 활동도 잘 되어 있고, 살기 좋은 동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흔히 말하는 강남 8학군처럼, 잘 사는 마을로 우리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행복할 거 같고 저 또한 뿌 듯할 거 같아요.

      하루아침에 모두 잘살게 될 수는 없다 해도,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고 하면, 아이들의 고향이자 저의 제2의 고향인 안산이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부루지길 주변에 도로가 울퉁불퉁하고 지저분했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깨끗해져서 주민들 만족이 무척 높으세요. 저는 지금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우리 집 앞에도 쓰레기 분리배출 프레임을 설치해볼까?’하는 생각도 했어요.

     월피동 마을 정원을 만든 이음 정원에 아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공원도 보여 줄 겸 함께 갔었는데 아들이 공원이 변화된 걸 한눈에 알아챘어요. 10년 전 모습을 보다가 변한 모습을 보니 피부로 확 느껴졌던 모양이에요. 마을에서 연세 있으신 분들이 갈 곳이 딱히 없었는데, 이음 정원에 파고라를 설치해서 햇빛 들 때나 비 올 때나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어요. 지나다 닐 때 그곳에 어르신들이 모여 계시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눈으로 그냥 봐도 너무 예쁘게 변화되고 있으니까, 제 눈에도 보이는데 주민들도 느껴지는 부분은 많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쓰레기 분리배출 프레임이 더 설치되었으면 좋겠어요. 꼭 공모사업이 아니라 주민참여예산으로 계획을 세워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확대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부루지길뿐만 아니라 월피동 전체로 확대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고요, 주민 의견을 기억해야 하는 것 이 앞으로의 할 일이에요. 한 번에 변하지 못하지만 조금씩 달라져서 다음 후세들이 살 때 ‘살기 좋은 동네 가 월피동이야!’, ‘진짜 살기 좋은 도시가 안산이야!’ 그 런 도시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 나이가 지금 56살이에요. 그냥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 보니까 50대 중반을 넘어서 내일모레 환갑이잖아요. 제가 지금 마을 활동을 하고 있어도 이제야 마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정도지 깊숙하게는 몰라요. 경험을 토대로 배워가는 거니까 1~2년 계속하다 보면 조금 더 잘하겠죠. 그러면 60이 넘어서도 마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쓸데 없는 60대가 아니라, 필요한 60대가 될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해요.

     요즘은 100세 시대이니, 내가 10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했을 때, 기본 40년 이상이 남아 있잖아요. 40년 동안 아무 일도 없이 지내는 것보다 지금 기반을 잡아 놓고 60, 70, 80대에도 몸만 허락하고 건강하다면 같이 마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마을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는 손자, 손녀를 키워주면서 그냥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미래를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많이 배우러 다녔었지요. 손주들을 데리고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여름에는 스킨스쿠버를 하러 가는 할머니가 되려고 했어요. 지금도 멋진 할머니가 되려고 하긴 하지만 지금은 약간 방향이 바뀌었어요. 마을 활동에서 더 많이 참여 하고, 교육도 많이 받아서 지금 할 수 있는 마을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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