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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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사이동, 벚꽃사이마을협동조합

“경기정원 이슈나 마을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집중되고 좋았어요.

매일 하는 이야기, 지지고 볶는 이야기 말고

발전이 되는 이야기를 하니 신나는 거죠.

Q. 안산과 사이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었나요?

고잔동에 살다가 남편 사업장을 사이동에 열게 되어 이사 왔죠. 7년 정도 됐네요. 고잔동에 살 땐 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을 활동은 할 수 없었고 아이들이 커서 학교 엄마들이랑 교류할 일도 없어서 주거만 하다가 넘 어왔어요.


Q. 마을에서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벚꽃사이마을협동조합(이하 벚사마) 대표를 맡고 있어요. 벚사마가 원래는 협동조합이 아니라 마을활동을 하는 공동체였어요.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이하 도활사업) 당시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마을 일꾼을 뽑았는데 저도 봉사하듯 그냥 청소하고 축제할 때 도와드리고 설문할 때 도와드리고 했어요. 그때 센 터가 의도한 바가 마을일꾼, 마을 활동가를 양성한다 는 의미로 했던 거였더라고요.

     2018년말인가 도활사업이 끝났고 벚사마를 그대 로 없앨까 하다가 커뮤니티 센터도 있고 기존에 모여 있는 엄마들을 봉사자로만 놔두기는 애매하고 해서 협동조합으로 해서 경력도 좀 살려보자 한 거죠. 애들 때 문에 완벽하게 일하지는 못 하지만 일 같은 일을 해보자 해서 유지하고 있는 거죠. 11명의 벚사마 회원 중엔 기획을 잘하시는 분도 있고 발이 넓으신 분도 있고 하니깐 분담을 해서 일을 하는 편이죠.

     벚사마 대표가 된 다음에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갔 어요. 들어간 지는 1년밖에 안 돼서 역할이랄 건 없고 교육부 담당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벚사마가 아이 들이나 엄마들한테 원데이 클래스를 주로 하다 보니까 교육부장이 맞겠다 싶었나 봐요.

     강사를 모집하는 거나 교육프로그램 짜는 것 등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활동을 못 했어요.

     주민자치위원회 들어가니까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책임이 많아졌죠. 그전에는 모르는 척 할 수 있었는 데 이젠 모르는 척 하기 힘들어진 거죠.

     그전엔 맞벌이하다 보니까 일과 집밖에 몰라서 그게 답답한 느낌이 있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모르고 내 것만 하니까. 간단하게 한 달에 한 번만 하면 된다니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사이동 마을축제도 해요. 벚사마의 젊은 엄마들이 축제 기획도 잘 해요 분위기와 상황에 맞는 축제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Q. 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사업장 쪽 동네 파리바게트 사장님이 인상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좋게 보고 있었는데 마을 일꾼이라며 한 번 같이 일해 보면 어떠냐고 권유하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 회의만 오면 된다고 간단하다고 해서 기꺼이 도와드린다고 여기 벚사마에 들어왔죠. 몇 번 청소하러 나가고 회의하고 하면서 이 모임이 무언지 궁금해하며 지내다보니 벚사마 대표까지 하게 됐네요. 처음에는 청소하고 이러니까 그냥 봉사라고 생각하고 단발성으로 한번 하고 끝나고 숙제처럼 남는 게 없었어요. 시키는 일만 했으니까요.

     지금은 지속적으로 계획해서 나가는 것도 있고 앞을 보면서 나가는 것도 있고, 이끌거나 엄마들을 잡고 있어야 하는 것도 있죠.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벚사마의 회원들 연령대가 다양하기는 해도 30대 후반의 경(력)단(절)녀들이 많아요. 자아발전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마을일을 청소만 하는 게 아니라 공모사업도 하게 되니까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회계도 어렵고 절차도 어려워요. 하지만 한편 내가 알아가는 느낌도 있고 소속되는 느낌도 있잖아요. 힘들어도 이번 사업 마감했어, 이런 성과가 나왔어, 이런 것도 배웠어, 이런 결과가 나올 때마다 좋죠.

     저희는 연령대가 고르게 다양해요. 30대 엄마들은 자기 주변만 보는데 50대 엄마들은 크게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내가 활동은 못 하지만 이런 게 있는 것 같아.” 라는 의견도 내고 행정복지센터가 무슨 일을 하고자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30대 엄마들은 “우리가 꼭 그런 것까지 해야 돼요?”라고 하지만 50대 엄마들 은 “그래도 살아보니까 이쪽이랑 손을 잡고 있는 게 나아, 이만큼 해주면 이런 게 있으니까 참고 가는 부분도 있어야 돼.”라는 조언도 해주시죠.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마을정원이라고 완충녹지 역할을 하는 지역이 있는데 나무가 수북하게 방치되어 있다 보니 어둡고 무섭고 그랬어요. 얼마 안 되는 공간 이지만 방치되고 나무랑 수풀이 우거져 마을 한가운데 있는데 무서운 느낌이었던 곳을 주민자치위원회가 힘 써서 램프도 달고 조형물도 달고 데크도 깔아놨어요. 가을 축제로 버스킹을 했는데 좋더라고요. 가을 분위기하고 버스킹하는 분위기하고 잘 맞더라고요. 벚사마가 표방하는 아이템이 ‘어른과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인지라 아이들은 놀이터 만들어서 놀고 한쪽에서 어른들은 음식하고 버스킹 깔렸어요. 한산하고 시 끄럽지 않은 버스킹을 계속 하고 싶어요. 올해는 비긴 어게인 (Begin Again)처럼 거리를 두고 할 수 있는 음악회를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들어가는 바람에 못했어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의견이 안 맞을 때가 가장 힘들죠. 큰 맥락을 봤을 때 는 다르지 않은데 세세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섭섭한 점이 나와요. 그리고 일하는 조합원과 어린이를 키우는 조합원들과 만나는 일정이 맞지 않아요. 그러면 이런저런 조율을 메신저로 하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 빨리빨리 답을 주지 못하니까 가끔은 답답할 때도 있어 요. 그런 점이 힘들어요. 말과 글이 뉘앙스가 좀 다르 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어서 그럴 때는 전화통화가 조금 더 편해요.

     사이동 주민커뮤니티센터 아래에 아이들이랑 놀 수 있고 휴식과 산책하기 좋은 본오뜰이 있어요. 본오뜰일대에 사이동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라 마을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그 지역이 행정구역상 본오동이라는 거예요. 행정구역상 사업을 진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어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

Q. 마을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관심 없던 것에 관심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모르던 것 을 알게 되었어요. 벚사마 활동도 그렇지만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도 소외된 계층을 돌봐야 한다는 기본이 있잖아요. 어떤 게 필요한지? 주민 욕구는 어떤 건지?, 이런 거를 알아야 사업을 할 수가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복잡하지만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해요. 주변에 마을활동하시는 분들, 센터도 여전히 관심을 가져 주세요. 축제 같은 행사하면 남편분들이 도와주세요. 전 같은 것도 부쳐주시고요.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이제 마을일을 하면서 제가 변하는 것 같은 거요. 저 때문에 변하는 게 얼마나 있겠어요. 제가 변하는 거죠.

     마을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엄마들끼리는 얘기해도 애들 얘기, 남편 흉보기, 이런 거나 하는데 남편 욕 하다가 집에 들어가면 맘 한구석 퀭하잖아요. 근데 마을 일이나 주변의 경기정원 입구를 어디로 내야 될까? 이런 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되게 집중되고, 엄마들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좋더라고요. 맨날 하는 이야기, 지지고 볶는 이야기말고 발전이 되는 이야기를 하니까 신나는 거죠.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저는 여전히 생각하는 게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본인의 발전이 없어서 나는 뒤에 있는데 마을이 발전되는 게 무슨 상관이 있어요. 결국은 역량강화, 그 것 밖에는 얻을 게 없다고 봐요. 여기서 돈을 얻는다는 거는 조금 힘들죠. 사실은 생활비에 대한 욕구들도 엄마들은 있거든요. 마을 일로 돈을 벌면 좋긴 좋겠지만 자기 역량 강화가 첫 번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기반을 둬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잖아요.

     일을 좀 크게 하려고 해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마을단위로 하는 관광두레가 있어요. 주민이 자기 지역에 타지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스스로 발굴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인데 저희가 선정돼서 사업을 하게 됐어요. 안산에는 5개 단체가 선정이 됐거든요. ‘416 목공소’, ‘문화세상고리’, ‘GG네이쳐’, ‘대부도섬청년’, ‘벚꽃사이마을협동조합’ 이렇게요. 다른 팀들은 아이템이 선명한데 저희만 없는 거예요. 저희는 아이와 어른이 행복한 동네이니까 그것도 너무 재밌는데 관광두레에서 놀이판만 가지고는 돈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관광두레는 아무래도 영리를 추구하더라고요. 우리 이상에는 너무 걸맞은데 아이템으로 연결이 안돼요. 작년에 선정이 돼서 올해 내년이면 끝나는데 그 안에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야 해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제품이 있듯이 사이동 하면 딱 떠오 르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대부도하면 포도 있듯이 사이동에도 대표할만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예요.

     일단 브랜드 제품이라도 만들어내서 키워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강정, 양갱을 시작했어요. 저희가 많이 만들었어요. 과일청도 해보고, 제빵 전문가 회원이 한 분 계셔서 빵도 많이 해주셨죠. 여러 개 해봤는데 지금은 강정이 제일 무난하고 괜찮아요. 지금까지는요. 좀 더 발전시켜봐야죠. 내년까지는 제품 하나를 중점적으로 하고 다른 것들도 해 보려고요.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보면 코로나도 끝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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