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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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숙

​이동, 햇살 봉사단

 

“마을 활동을 통해

훌륭한 분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Q. 안산과 이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었나요?

1994년에 남편의 직장 따라 안산에 오게 됐어요. 처음에는 월피동, 그다음에는 원곡동에 살다가  2011년에 안산 신도시 쪽으로 이사 와서 계속 여기서 살게 됐어요. 여기는 유흥가도 없고, 주택가라 안전하고 조용해서 그게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안산천, 호수공원 등 근린시설이 가까워서 좋았어요. 아예 정착하려고 마음먹고 2년간 아파트 보러 다녔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는 동 간 거리가 넓어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여름에는 녹지가 많아서 시원하고, 단지가 참 깨끗했어요. 이만한 데가 없더라고요. 제가 이사 올 때 50대 초반이었는데 제 나이 또래가 굉장히 많았어요.

 

 

Q.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제가 2014년 12월에 부녀회 활동을 시작했는데, 3개월쯤 됐을 때 입주자 대표님의 권유로, 입주자대표회의 보궐선거에 나갔어요. 당선되고 공동체 관리이사 2년, 총무이사 2년, 총 4년을 입주자대표회의 일을 했어요. 그리고 2016년 12월에 햇살 봉사단이 창단됐는데, 제가 단장을 맡게 되었어요. 봉사단 창단할 때 15명이 가입할 만큼 호응이 좋았습니다. 현재는 정회원이 17명 있어요.

      2017년부터 마을 공동텃밭을 가꾸고 축제를 열었어요. 그리고 아파트에 제라늄화단과 ‘아가랑 엄마랑 꽃밭’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단지 내에 야생화 번식사업을 진행 중이고, ‘동네방네 소통바람’이라는 마을소통 게시대를 준비 중이에요.

     아파트 축제 때마다 요리 경연대회를 하고 있어요. 2017년에는 사진전, 2018년에는 민요, 색소폰 공연을 함께했어요. 첫해에는 60명, 그다음 해에는 1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늦은 시간까지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올해 아파트 축제 때는 지난 4년간의 봉사단 활동을 담은 사진전, 먹거리 나누기, 마을 홍보 게시대 현판식을 할 거예요. (활동사진 1)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모여서 음식 먹는 게 안 되지만 축제에서 먹거리가 빠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테이크아웃으로 가져갈 수 있는 포장마차 음식을 준비 했어요.

Q.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2016년 입주자대표회장님이 “안산시의 보조금 받아서 텃밭과 꽃밭도 만들 수 있으니까 진행해 봐” 그러시는 거예요. 지인들과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공모사업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운 좋게도 공모사업에 선정이 되어 한울타리텃밭 사업이랑 아파트 축제를 3년간 했어요. 직접 회원들과 방부목을 구입해서 텃밭상자 40개를 만들었어요. 텃밭상자에 흙과 거름을 채워서 텃밭을 만들고. 텃밭에서 키운 채소는 격주로 공동 현관 문 앞에 놓고 주민들에게 나눔하며 소통 사업에 주력했어요. 그렇게 마을만들기 일(활동)을 처음 접했어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두문불출 형, 고독을 즐기는 형이었는데 인맥이 많이 넓어졌어요. 4년이 지난 지금 봉사단원들 사이에 초창기와 달리 끈끈한 정이 생겼어요. 봉사단 내에서는 큰 소리가 날 일이 없을 정도예요. 봉사단 창설한 지 3년째 되던 2019년부터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하기 시작했고, 봉사단원끼리도 관계가 끈끈해졌어요. 끈끈한 정은 아마도 한 달에 한 번씩 월례회를 꼬박꼬박한 것에서 생겨나지 않았나 싶어요. 사람이 결속을 다지려면 서로 얼굴을 봐야 해요.

     단체의 대표는 일당백을 하며 솔선수범해야 해야겠더라고요. 대표가 폼만 잡아선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할 때 ‘나 단장이야’하고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궂은일이든 뭐든 안 가리고 했어요. 총무님도 마찬가지고요. 저나 총무님이 몸 안 사리고 솔선수범하니까 다른 단원들도 따라오더라고요. “네가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보고만 있니?”라며 항상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봉사단원끼리 화합이 잘 되다 보니 대소사도 서로 다 챙겨요. 이제는 17명이 ‘늙어서 봉사 못 하게 되더라도 친목회는 하자’ 이렇게까지 됐어요.

     그리고 저는 먼저 손 내밀 줄 모르던 사람인데 봉사단 하면서 제가 먼저 손을 다른 사람한테 손을 내밀었어요. 먹거리가 생기면 나눠주고 싶어지는 거예요. 제가 그렇게 하니까 부단장님, 총무님, 간사님도 다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그런 변화를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나 밖에서 이웃을 만나도 쑥스럽지 않고 사람들을 당당하게 대해요 먼저 말도 걸고, 정답고 친근감도 생겨서 좋아요. 이제 여기 웬만한 사람은 저를 아니깐 4년 만에 유명인사가 됐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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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봉사단과 주민들이 한택식물원에 꽃밭 모양 벤치마킹을 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가는 시간이 짧아 버스 안에서 퀴즈나 게임하느라 서로 인사할 겨를도 없었어요. 식당 예약 등 역할분담을 했었는데 가서 보니 셀프식당이고 카페형 식당이라 여기저기 다른 손님들과 섞여서 도저히 인사를 시킬 수가 없었어요.

     그 일로 행사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였고, 햇살봉사단이 담당하던 행사가 2019년에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봉사단원들이 자비를 모아서 활동을 했어요. 봉사단원 중 4명이 입주자 대표회의에 나가서 우리의 목소리를 냈죠. 덕분에 올해는 봉사단에서 공모사업과 꽃밭사업도 다시 시작하고, 마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강원도와 안산에서 반반 생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단장으로서 모든 행사와 일에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안산 집에서 집안일을 전혀 못 하고, 마을 일만 하다 강원도에 가고 그랬어요. 언젠가는 회의하고 있는데 남편이 ‘신을 양말이 없다’고 화가 나서 전화하는 거예요. 커리어 우먼이 아무나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남편도 성낸다고 제가 마을 일 안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요. 이번 홍보 게시대는 남편하고, 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가끔 속상할 때는 친한 언니한테 전화하기도 하고, 소주 한잔 먹고 울면서 풀어요.



Q. 마을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제 자리(대표)는 인내가 많이 필요한 자리예요. 할 도리는 다하면서, 할 소리는 못 하고 참아야 해서 처음 1년은 많이 힘들었어요. 이제는 봉사단을 그만두고 싶어도 저 때문에 못 그만둔다는 사람도 있고, 봉사단 언니들은 열심히 하는 저를 도와주는 마음으로 하신다고 해요. 예전에 동 대표하셨던 분들이 연로하셔서 마을 활동은 못하시지만 아내분들이 봉사단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팔순 넘은 주민 분들이 삽질도 해 주시기도 하고 많은 힘이 돼요.

     마을만들기를 통해 훌륭한 분들이 주변에 많이 생겼다는 게 달라졌어요. 행사가 있을 때나 아파트에 문제가 생길 때 연락하면 시의원님이나 동장님이 열 일 제치고 와주셔서 감사해요.

     개인적으로는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마을조사지원가, 마을상담원, 마을퍼실리테이터 교육을 통해 역량이 강화됐어요.

     마을 활동을 통해 저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인내심도 강해지고, 리더십도 생겼어요. 제가 몸집은 작아도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꽃밭에서 키운 꽃이나 채소를 나누고 공동구매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알게 되는 거예요.

     제 별명이 오지랖퍼인데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할 정도로 인사하는 게 스스럼이 없어졌어요.

     봉사단에서 일 년 반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 시간에 ‘인사하기 리액션’을 했어요. 처음엔 주민들이 선거운동인 줄 아시더니. 우리가 한 다섯 번쯤 하니까 주민들도 인사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같이 인사해주세요.

     그리고 아파트 관리소장님도 주민들이 전화할 때 굉장히 말이 부드러워졌다고 하세요.

      우리 아파트는 지하에 주차장이 있어서 지상에는 사람이 없어요. ‘엄마랑 아가랑 꽃밭’ 등 공동체 사업을 통해 젊은 엄마들이 서로 만나서 알게 됐어요. 젊은 엄마 7명이 봉사단에 들어왔어요. 덕분에 젊은 엄마들이 많이 이사 오는 아파트가 됐어요.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민원전화를 하셨던 분도 있으셨어요. 그래서 주민들과 ‘소곤소곤 놀이터’라는 현수막을 걸었어요. 현수막에는 이렇게 썼어요. ‘수험생, 병약하신 분, 야근하신 분한테 조금만 배려해 주는 마음을 부탁드립니다.’ 현수막 하나 걸어놨을 뿐인데 민원이 많이 줄었대요.

     입주자대표들과 식사도 하고, 연말에 송년회도 하는데, 우리가 열심히 하니까 입주자대표회도 봉사단을 존중해주세요. 한 달 반 동안 새벽 5시 30분부터 9시까지 분리수거하는 방법을 홍보했어요. 같은 주민인 우리가 홍보하니까 어느 순간부터 주민들이 잘 따라주시는 거예요. 폐의약품 분리수거도 2년간 홍보해서 성공했어요. 저와 봉사단을 통해 마을이 달라지는 게 보여요.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떠신가요?

매주 월요일 노래 교실, 한 달에 한 번 동 입주자대표회의 할 때만 사용하는 공간이 있는데, 주민들은 그 공간이 비어 있는 게 굉장히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아파트는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많잖아요. 우리는 그런 공간이 없어서 이곳에 거점공간사업을 고민 중이에요. 버리는 책을 기증받고, 아이들도 공부할 수 있게 북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노래교실, 대표회의, 북카페로 활용 가치를 높이는 거죠.

     그리고 봉사단을 활성화해서 입주자 대표와 봉사단, 관리 주체가 화합하는 사업으로 야생화 번식사업이나 아파트 단지를 예쁘게 꾸미는 것을 통해 주민들의 마음을 감화시키고 싶어요. 다년생 꽃을 심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우리 아파트를 힐링 공간으로 만들어서 공동주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원이나 분쟁을 줄여보고 싶어요.

     안산천변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중간 중간에 정자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천변에 주차장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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