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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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본오2동, 본오2동 주민자치위원회

“주변에서 저를 찾는 사람이 많아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이 된 것 같아서 행복해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행동하니

알아주는 것 같아요.

Q. 안산과 본오2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셨나요?


저는 서울 살다가 1990년에 남편 직장 때문에 안산에 오게 되었어요. 남편 직장이 화성시에 있었는데 너무 먼 거예요. 본오2동에 회사 부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분들의 권유로 서울에서 이곳, 본오2동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때의 안산은 정말 공기도 좋고, 시골 분위기와 도시를 같이 느낄 수 있었죠. 전철을 타고 서울에서 내려올 때 금정역 지나 산본역쯤 와서 전철문이 열리면 시골 냄새가 나는 게 참 좋았어요. 공기가 확 달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게 그리워요. 안산 에 처음 왔을 때는 적응이 잘 안 되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서울하고 안산은 문화적으로 볼 때 너무 차이가 많 게 느껴졌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서울에서 자연스럽게 누리던 문화적인 혜택을 많이 못 누릴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차츰 적응되었고 지금은 안산이, 본오2동이 제2의 고향이 되었어요. 지금은 정말 좋아요.

 


Q. 마을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현재, 본오2동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작년에 본오2동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이 되어서 도시재생에 관련된 일들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어요. 마을에 대해서, 특히 도시재생에 대해 주민 들에게 인식이 안 되어 있어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일을 진행하는데 많이 어려워했지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마을활동을 많이 해 온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어요.

     주민자치위원회는 우리 마을의 일이니 함께 하는 것 이 당연했어요. 재생사업 부분에서 주거환경, 마을 경 제에 신경을 좀 더 쓰게 되네요. 주거환경은 말 그대로 쓰레기, 지하 보수, 곰팡이 핀 집들을 많이 개선해야 할 것 같고요, 본오2동에 사업장을 가지신 분들은 마을 경제에 관심이 특히 더 많으시죠. 재생사업이 잘되고 나면 사업이 더 잘 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어요. 마을 경제 같은 건 일자리 창출도 되니까요.

     또, 커뮤니티 케어라고 몸이 불편한 분,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간호 서비스, 요양 서비스 등의 복지서비스를 마을에 펼칠 수 있는 커뮤니티케어가 우리 본오2동에 잘 정착되면 주민들에게도 좋고, 일자리 창출도 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홀몸 어르신 10가구 에 요구르트 배달 사업을 지속하고 있어요. 본오2동에서는 어르신들 집을 직접 방문해요. 명절 전후로는 너무 바빠서 ‘이걸 내가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기도 했었는데, 막상 가서 보면 ‘오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르신들 편찮으신 데는 어때요? 병원은 어떻게 다니세요?”라고 여쭤봐 주는 것만으로 도 눈물 글썽이셔서 맘이 짠해요. 주민자치위원이 아니면 이런 활동을 개인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요.

Q. 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성포동에서 어린이집을 하면서 주민자치위원을 시작 했어요. 그러다 몸이 아파서 그만두고 집에 있으니 “너 같은 사람이 집에 있으면 어떡하냐, 자기 동네(본오2 동)에 와서 (마을 일을) 해야지.”라는 말을 듣게 됐어 요.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던 차에 주민자치위원을 하게 됐어요.

     주민자치위원을 하던 때에 전국 마을박람회가 화랑 유원지에서 열렸어요. 2017년 전국 마을박람회 안산 마을공동체 한마당 아시죠? 그때 안 사실인데요, 안산 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마을만들기를 시작한 게 10 년이나 됐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본오2동은 그 당시 마을상상프로젝트에 잠깐 참여만하고 활동을 안 하고 있었거든요. 주민자치위원장님이랑 간사님이랑 그 때 감사였던 저는, ‘우리가 어차피 봉사하는 거, 마을 만들기를 주도하자, 시작을 해보자.’ 라고 이야기 했어요. 그런데 첫 시작에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아서 그런지 자극이 되더라고요. 교육받은 것을 저만 가지고 있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무모하지만 용기 있게 해보자. 그래서 시작을 했어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저도 잘 모르고 시작한 마을활동이다보니, 무엇인지 잘 모르고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았어요. 막상 축제를 시작하니까 ‘마을만들기가 뭐야?’ 하면서 많은 분들이 협조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이게 마을활동이야.", "마을만들기야.”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되고, 그 후로 안 보이던 인력들이 자꾸 보이게 되는 거죠. 저희한테는 한 분 한 분이 소중했어요. 이분들이 에너지도 있고 여력도 되는데 몰라서 못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사람 찾는 게 되게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된 것 중에 하나죠. 인적자원들을 찾아내는 게 뿌듯하죠.

     안산시 마을만들기 주민공모사업으로 마을축제를 하는데, 본오2동이 공간적인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느껴졌어요. 어떻게 축제를 할까? 계속해서 회의하며 본오2동은 먹자거리 이미지가 있어서 ‘먹자골목 명품 거리’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거기가 상가지역이다 보 니, 보통 축제면 빈대떡도 부치고 냄새도 풍기고 그래야 하는데 상권을 이용하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식권을 발행했어요. 상가를 찾아다니며 저희가 설득을 했죠. 처음에는 안 하시겠다는 분들도 많아서 티켓에 참여하신 분의 성함을 넣어 드리며 참여 를 격려했어요.

     부스를 설치해서 아이들이 글짓기도 하고 참여자들 식사를 위해 식권을 발행하고 음식은 상가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고 했지요. 마을 축제 중에 먹거리 판매 없이 한 건 저희밖에 없었을 거예요. 공동체 비빔밥을 만들어서 주민들과 함께 나누어 먹기도 했지요. 마을 주민들이 협조해서 이렇게 했던 게, 안될 거로 생각했던 일들이 잘 진행되니, 정말 너무 뿌듯해서 식사하는 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죠. 우리 본오2동은 동장님과 각 단체장님의 협력이 잘 되었어요. 의욕적인 행정의 협조가 있어서 탄력을 받았지요. 서로 밥도 사주고 힘낼 수 있게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던 그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마을 일은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혼자만의 성격이 너무 강해서도 안 되는 게 마을 일인 것 같고, 너무 개인적인 성향으로 해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마을에서 일하면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바라보는 게 힘들었어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남편이 “마을만들기 그만해라.”, “네가 동네북이냐 그만둬라.”라고 할 때 저도 힘들었지요. 하지만 제가 몸이 아팠다가 회복이 되고 나니까 내가 마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 몸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Q. 마을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저는 뭘 맡으면 대충을 안 해요. 그런 성격이 기본적으 로 있는데 좀 싫어도 내색 안 하고 그냥 즐겁게 잘하는 편인데 마을 활동을 하면서 내가 점점 더 적극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남이 안 하고 싫은 것도 “응, 내가 할게.” 주도적이 돼요. 남 의식을 전에는 좀 했다면 내가 좋으니까 내 만족으로 그냥 해요.

     제가 몸이 좀 많이 아팠어요. 처음에는 아프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아픈 뒤로는 주변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거나 싸움이 날 때 중재해 달라는 연락이 오면 남편이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고 앞으로 해야 할 일 하려면 나 스스로 건강관리를 더 잘해야겠다 싶었어요.

     주변에서 찾는 사람이 되게 많아요. 그냥 평범한 주부인데 많이들 찾아요. 먹자거리 상인회 주민이 뭔 일 있으면 저한테 전화해서 의논을 하세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저는 좋아요. 재밌기도 하고요. 아이들도 다 크고 해서 이제 이런 것들이 재밌더라고요. 보람도 있고요.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담아 행동하니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알아주는 속도가 아주 미미해서 그렇지, 그렇다고 큰 걸 바라고 한 건 아니니까 조금이라도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마음자세가 되어 있답니다.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나로 인해서라기보다 행사를 치러보면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여서 하니까 나 같은 사람이 조금 더 많아졌다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동질감, 공동체 의식 이런 것들은 시간이 이렇게 필요하구나, 나 같은 사람을 마을로 나오게 하려면 이만큼 투자를 하고 홍보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본오2동에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는데 마을만들기를 통해서 한 해 한 해 확장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도시재생과 맞물려서 커뮤니티공간이 생길 텐데 그 곳을 통해서 소통과 정보들이 공유되면 우리 본오2동에 마을의 인재들이 더 많이 나오겠죠? 학교, 교회나 이런 종교단체, 취미활동 하는 공간들이 서로 소통하 다 보면 비슷한 관점을 가진 주민들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 기대해요. 한 번에 나오진 않겠지만 조금조금 나아지는 게 제 눈에는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더 알려주고 싶고, 자극 주고 싶고 그런가 봐요.

     또 하나는 어르신들의 웃는 얼굴입니다. 요구르트 사업을 하며 만나는 어르신들, 경로당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만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이렇게 만나면 정말 좋아하세요. 어르신들이 간단하게 떡이랑 작은 다과를 준비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몸으로 하는 활동도 같이하면 참 좋아하세요. 어르신들이 웃는 얼굴이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인거죠.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지역주민들간의 소통인데요. 마을에서 활동하다 보면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하고만 만날 수는 없잖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하고 만날 가능성이 큰데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각각 다른 생각을 하나로 모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먼저 움직였던 사람들이 나서서 해야 할일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제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해하고 협조해야 함께 마을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웃들과 잘 소통할 수 있어서 본오2동이 잘 발전된다면 기꺼이 함께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위해 하반기에는 안산의 유적지나 경치 좋은 관광지를 탐방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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