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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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백운동, 백운동 주민자치위원회

“좀 더 참고 기다려주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안산과 백운동에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살게 되었나요?

경남 진주에서 20년 정도 살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2004년쯤 안산으로 이사 오게 되었어요. 백운동에 이사 온 건 2014년이었어요. 백운동이 입지 조건이 좋잖아요. 교통도 편리하고요.

     백운동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 마을에서 활 동한 건 3년 정도에요. 집이 이곳이고 일하는 곳은 다른 동이에요.

 


Q. 마을에서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나요?

백운동에서 ‘마을만들기 계획단’을 모집할 때, 마을계획 활동에 참여해보라는 제의를 받고 주민으로 함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을계획단에서는 분과별로 동네한바퀴를 시작으로 마을 조사 활동을 했어요. 주민들과 100인 원탁회의도 하고, 마을 의제에 관해 토론도 하고 의제에 맞는 문제점과 개선점 등도 찾아 보았지요. 이렇게 함께 마을계획 실천단 활동을 하다 보니 이 역할이 무척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마을만들기 활동이 주민자치 활동이라고 생각돼요. 이런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우리 마을의 통장님들과 주민들이 소통하고 함께한다면 주민자치가 더 많이 활성화될 거 라고 생각돼요.

Q. 어떤 계기로 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백운동 마을 활동을 시작하기 전 통일포럼이라는 단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활동하지 않으면 동네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 열심히 활동했지요. 봉사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동네의 아는 동생이 마을만들기 활동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며 제의를 했는데, 그때는 사실 백운동에서 활동을 하지 않아서 주민들을 잘 모르니까 백운동에서는 안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주민자치위원장님과 전화 연결이 되어 권유를 받고 마을만들기 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해서 동네 한 바퀴 마을 조사 활동부터 마을계획 단계까지 모두 참여하게 된 거예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교육받고 배우는 걸 좋아해요. 처음 해보는 백운동 마을 활동이었지만, 마을에서 교육을 들어볼 기회가 많이 있어서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었던 거 같아요. 전에 마을 조사 동네한바퀴 활동을 하며 밤 11시가 넘어서 활동이 끝난 적이 있었어요. 의욕이 너무 넘쳐서 스쳐도 되는 걸 우리가 다 보고 지나갔거든요.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그랬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우리가 사는 동네를 구석구석 살펴보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거죠. 남편한테 전화가 와서 “너 들어올래, 말래?”하는 말에 ‘우리가 의욕이 넘쳐 내가 시간 개념이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거든요.(웃음) 편한 시간에 둘러볼 수도 있지만, 안전에 대한 문제였던 만큼 어두운 밤길에서의 우리 마을 안전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간대를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열정으로 힘들게 돌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조금씩 변화되는 마을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딱히 힘든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해도 저는 열정이 좀 과해요. 안 좋은 점, 힘든 점, 그런 거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어요. 조금 아쉬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좀 더 많은 사람, 좀 더 젊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어요. 제가 나이가 있으니 농담 삼아 “노인네 물러날 때가 됐다. 너네가 해야 한다.”라며 이런 이야기를 해요. 젊은 30~40대 연령층들 이 마을을 위해 활동하고 40대들이 주축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백운동의 청소년 활동을 보며,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기다려 주는 것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내가 조급함을 많이 갖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좀 더 참고 기다려주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마을만들기 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관점이 달라진 거 같아요. 저는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어르신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어차피 나도 나이가 들어갈 거고, 그게 또 나의 미래이니까 어르신 복지 부분으로 관심이 많았던 거예요. 그런데 마을 활동을 하고 백운동에서 청소년 활동을 함께하면서 미취학 아 동, 초・중・고등학생들에게 관심이 생기고, 이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마을 활동을 체계적으로 함께 하니까 너무 좋은 거 예요. 내가 여기 백운동에 와서 안산시마을만들기원센터를 만난 게 너무 좋아요. 저의 관점이 달라졌거든요.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다 보니, 누구나 마음먹으면 모두 함께해볼 수 있는 것들이더라고요. 특히 마을 활동가로 조금 더 활동해보고 싶은 욕심이 저는 생겼거든요. 나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후배들도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마을 활동이란 ‘조금 더 해보고 싶은 것’ 인 것 같아요. 참여하다 보면 당연히 궂은 일 할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해요. 나를 불러주면 어디든 함께해요. 내가 사는 우리 동네라서 더 하는 거지요. 내 손이 필요하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능력껏 해야 한다고 생각 하니까요.

Q. 나의 활동으로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변화된 부분을 찾아본다면, 거리가 정리되고 어수선함이 정리되고 마을이 정리됐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수선한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가 활동함으로 인해서 정리되어가는 거 같거든요. 우리 마을에 마을 활동가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마을의 변화를 위해 활동하는 마을 활동가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와 주고 참여하는 사람들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일단 사람들을 모아서 마을만들기에 대한 깊은 교육을 받고, 그런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먼저 알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교육을 먼저 진행하면서, 마을을 인터뷰하고 돌아보고 싶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거랑 주민들이 생각하는 거랑 다를 수 있잖아요. 그런 것 을 해보고 싶어요. 그러면 마을의 중요한 의제같은 것 이 나오겠죠. 의제에 따라서 또 실행할 수 있게 해야겠죠. 그런 과정을 다시 밟아보고 싶어요.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1~2명이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잖아요. 더불어 살아야지요. 내 몸이 움직이는 한은 누군가를 도우면서 필요한 일을 하며 살 거예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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